

내분비 병동에서 근무하다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을 자주 느끼게 됩니다. 당뇨병 환자들 중 상당수가 통풍약을 함께 복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우연인가 싶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둘은 꽤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뇨와 통풍, 정말 연관이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연관이 있습니다. 두 질환은 단순히 나이가 들어 생기는 병이 아니라, 같은 뿌리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고혈당이 함께 나타나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 환경에서는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고, 신장에서 요산 배설이 감소합니다. 그 결과 혈중 요산 수치가 올라가게 됩니다.
요산 정상 수치는 얼마일까?
혈중 요산(Uric acid) 정상 범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 남성: 3.4 ~ 7.0 mg/dL
- 여성: 2.4 ~ 6.0 mg/dL
일반적으로 7.0 mg/dL 이상이면 고요산혈증으로 봅니다. 하지만 통풍 예방을 위해서는 6.0 mg/dL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목표가 되기도 합니다.
왜 당뇨 환자에서 요산이 잘 올라갈까?
당뇨병의 핵심 병태는 인슐린 저항성입니다.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면 신장에서 요산을 재흡수하는 경향이 강해집니다. 즉, 배설이 줄어들면서 혈중 요산이 상승하게 됩니다.
또한 당뇨병성 신증이 진행되면 신장 기능이 떨어지고, 요산 배설 능력도 함께 감소합니다.
결국 다음과 같은 흐름이 만들어집니다.
당뇨 → 인슐린 저항성 증가 → 요산 상승 → 신장 부담 증가 → 통풍 위험 상승
요산은 단순한 부산물이 아닙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요산이 단순히 쌓이는 물질이 아니라,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인슐린 저항성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합니다.
즉, 당뇨가 요산을 올리고, 요산이 다시 당뇨를 악화시키는 악순환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당뇨 + 통풍이 함께 있다면 주의할 점
특히 주의해야 할 부분은 신장입니다. 당뇨는 이미 신장 미세혈관을 손상시키는 질환입니다. 여기에 고요산혈증이 더해지면 신장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병동에서 보면 HbA1c는 어느 정도 조절되고 있어 보이는데, 요산 수치가 계속 상승하거나 단백뇨가 동반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단순 통풍 문제가 아니라 신장 합병증의 신호일 가능성도 고려하게 됩니다.
통풍 발작이 없어도 약을 쓰는 이유
모든 고요산혈증 환자가 통풍 발작을 겪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요산 수치가 지속적으로 높거나, 신장 기능이 저하된 경우에는 예방 차원에서 요산강하제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발작을 막는 목적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신장을 보호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합니다.
결국 하나의 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당뇨, 통풍, 고혈압, 고지혈증은 각각 따로 존재하는 병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대사증후군이라는 하나의 축 안에서 함께 움직입니다. 그래서 당뇨 환자에게 통풍약이 흔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몸 안의 대사 균형이 무너졌다는 하나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혈당만 보는 관리에서 벗어나, 요산 수치와 신장 기능까지 함께 살펴보는 것이 합병증을 줄이는 보다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느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