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분비 병동에서 근무하다 보면 당뇨병 환자에게 24시간 소변 검사를 시행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혈당 때문에 입원했는데 왜 하루 종일 소변을 모아야 할까 궁금해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당뇨는 단순히 혈당의 문제가 아니라, 신장이라는 중요한 장기에 서서히 영향을 주는 질환입니다.
왜 ‘24시간’일까?
소변은 시간대에 따라 농도가 달라집니다. 수분 섭취량, 활동량, 식사에 따라 단백 배설량이 변할 수 있기 때문에 한 번의 소변 검사만으로는 정확한 평가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하루 전체 배설량을 측정하는 24시간 소변 검사를 통해 보다 정확한 단백 배설량을 확인합니다. 이는 단순히 “있다/없다”가 아니라, 얼마나 빠져나오고 있는지를 수치로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당뇨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이유: 당뇨병성 신증
고혈당이 지속되면 사구체의 미세혈관이 손상됩니다. 초기에는 혈액 크레아티닌 수치가 정상일 수 있지만, 소변에서는 미세한 단백이 먼저 나타납니다.
① 단백뇨 정상 수치
총 단백: 150 mg/day 미만
미세알부민: 30 mg/day 미만
- 30~300 mg/day → 미세알부민뇨 (초기 신장 손상)
- 300 mg/day 이상 → 임상적 단백뇨
특히 30~300 mg/day 단계는 매우 중요합니다. 이 시기에는 혈압 조절과 약물 조정으로 진행을 늦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② 크레아티닌 청소율
정상 범위는 약 90~130 mL/min입니다. 60 mL/min 이하로 떨어지면 만성 신질환을 의심합니다.
신장 기능은 보통 다음과 같이 단계적으로 나뉩니다.
- G1: 90 이상 (정상 또는 고정상)
- G2: 60~89
- G3: 30~59
- G4: 15~29
- G5: 15 미만 (말기 신부전)
이렇게 보면,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이미 수치 변화가 시작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병동에서 느끼는 현실적인 장면
병동에서 보면 HbA1c는 크게 나쁘지 않은데 24시간 소변 검사에서 단백 배설량이 서서히 증가하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그럴 때 의료진은 ACE 억제제나 ARB를 추가하고, 최근에는 SGLT2 억제제를 사용해 신장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치료를 조정합니다. 혈당 숫자만 보면 괜찮아 보였지만, 소변 검사 수치가 앞으로의 합병증 위험을 미리 알려주는 셈입니다.
당뇨 외에도 활용되는 검사
24시간 소변 검사는 내분비 질환 진단에도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24시간 소변 Cortisol 검사는 :contentReference[oaicite:1]{index=1} 진단에 활용됩니다. 정상 범위는 약 20~90 μg/day입니다. 또한 소변 메타네프린 검사를 통해 :contentReference[oaicite:2]{index=2} 같은 부신 종양을 감별하기도 합니다.
검사 시 주의할 점
24시간 소변 검사는 첫 소변을 버리고 시작하며, 그 이후 24시간 동안의 소변을 모두 모아야 정확합니다. 중간에 일부를 놓치면 결과 해석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또한 격렬한 운동이나 심한 스트레스는 단백 배설량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검사 전 안정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
당뇨 합병증은 조용히 진행됩니다. 신장은 상당히 손상될 때까지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24시간 소변 검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변화를 수치로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혈당이 조금 안정되어 보이더라도, 신장이 보내는 작은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것이 장기적인 건강을 지키는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