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원에서 근무하다 보면 생각보다 많은 환자들이 혈압 문제로 병원을 찾는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특히 내과 병동이나 내분비 병동에서는 당뇨와 함께 고혈압을 가지고 있는 환자를 거의 매일 볼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같은 고혈압 환자라고 해도 혈압 수치가 매우 다양하다는 것입니다. 어떤 환자는 130 정도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기도 하고, 어떤 환자는 160 이상으로 지속적으로 올라가기도 합니다. 또 어떤 경우에는 약을 꾸준히 복용하고 있음에도 혈압이 잘 떨어지지 않아 결국 주사 약물을 사용하는 상황도 있습니다.
특히 병동에서 근무하다 보면 아침 시간대에 혈압이 갑자기 높아지는 환자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밤 근무를 하면서 정규 바이탈 사인을 측정하다 보면 환자들이 낮 동안 잠을 자다가 막 일어나 앉아 있기만 했는데도 혈압이 160 이상으로 측정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고혈압의 기준 수치, 치료를 시작하는 시점, 그리고 병원에서 실제로 마주하는 고혈압성 위기와 함께 아침 혈압 상승이 왜 위험한지까지 함께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혈압이란 무엇일까?
혈압은 심장이 혈액을 온몸으로 보내는 과정에서 혈관 벽에 가해지는 압력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혈압은 두 가지 수치로 표현됩니다.
- 수축기 혈압(SBP) : 심장이 수축하면서 혈액을 내보낼 때의 압력
- 이완기 혈압(DBP) : 심장이 이완하면서 휴식할 때의 압력
예를 들어 120/80 mmHg라는 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120, 이완기 혈압이 80이라는 의미입니다.
정상 혈압과 저혈압, 고혈압 기준
| 분류 | 수축기 혈압 | 이완기 혈압 |
|---|---|---|
| 저혈압 | 90 미만 | 60 미만 |
| 정상 혈압 | 120 미만 | 80 미만 |
| 주의 혈압 | 120~129 | 80 미만 |
| 고혈압 1기 | 130~139 | 80~89 |
| 고혈압 2기 | 140 이상 | 90 이상 |
실제 병동에서도 보면 환자들의 혈압은 이 범위를 넘나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고령 환자나 당뇨 환자에서는 혈압 변동 폭이 더 크게 나타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고혈압 치료는 언제 시작할까?
고혈압 치료는 단순히 한 번 측정한 혈압 수치만으로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보통 여러 번 측정한 혈압이 지속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경우 치료를 고려합니다.
- 혈압이 140/90 이상으로 지속되는 경우
- 당뇨나 심혈관 질환이 있는 경우 130/80 이상
처음에는 생활습관 개선을 먼저 시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미 고혈압이 오래되었거나 혈압 수치가 높다면 약물 치료를 시작하게 됩니다.
아침 혈압이 위험한 이유 (Morning Blood Pressure Surge)
병동에서 근무하면서 자주 느끼는 것 중 하나는 아침 시간대에 혈압이 높아지는 환자가 많다는 점입니다. 특히 밤 근무를 하다 보면 정규 바이탈을 측정하는 시간에 환자들이 잠에서 막 깨어난 상태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환자가 특별히 활동을 한 것도 아닌데 혈압이 160 이상으로 측정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안정을 취하게 한 뒤 혈압을 다시 측정해도 여전히 높은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아침 혈압 상승(Morning blood pressure surge)이라고 합니다.
우리 몸은 아침에 일어나면서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합니다. 이 과정에서 심박수와 혈압이 자연스럽게 상승하게 됩니다.
특히 고혈압 환자의 경우 이 상승 폭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병동에서도 아침 혈압이 높은 환자에게는 아침 혈압약을 조금 앞당겨 복용하도록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로 약을 복용하고 약 한 시간 정도 지나면 혈압이 정상 범위로 다시 내려오는 모습을 볼 때도 많습니다.
이 아침 혈압 상승은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이 아침 시간대에 많이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병원에서 보는 고혈압 응급상황: 고혈압성 위기
고혈압 환자 중 가장 주의해야 하는 상황은 바로 고혈압성 위기입니다.
- 수축기 혈압 180 이상
- 이완기 혈압 120 이상
이 수치에 도달하면 단순한 고혈압이 아니라 응급 상황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고혈압성 응급(Hypertensive emergency)
다음과 같은 증상이 함께 나타나면 즉시 치료가 필요합니다.
- 심한 두통
- 흉통
- 호흡곤란
- 시야 이상
- 의식 변화
- 신장 기능 악화
이 경우에는 경구 혈압약으로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정맥 주사 혈압약을 사용하여 혈압을 서서히 낮추게 됩니다.
고혈압 약물 종류 (작용기전별)
ACE 억제제
안지오텐신 II 생성을 억제하여 혈관 수축을 줄입니다.
- Enalapril
- Ramipril
ARB
안지오텐신 수용체를 차단하여 혈관 확장을 유도합니다.
- Losartan
- Valsartan
칼슘채널 차단제
혈관 평활근의 수축을 줄여 혈관을 확장시킵니다.
- Amlodipine
- Diltiazem
이뇨제
체내 수분과 나트륨을 배출하여 혈압을 낮춥니다.
- Hydrochlorothiazide
- Furosemide
병원에서 사용하는 고혈압 주사 약물
경구 약으로 혈압이 조절되지 않거나 고혈압성 위기 상황에서는 정맥 주사 약물을 사용합니다.
- Labetalol
- Nicardipine
- Nitroprusside
- Nitroglycerin
실제 병동에서도 혈압이 180 이상으로 지속되는 환자에게 니카르디핀이나 라베타롤을 사용하여 혈압을 서서히 낮추는 치료를 진행하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마무리
고혈압은 매우 흔한 질환이지만 관리하지 않으면 뇌졸중, 심근경색, 신장질환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병원에서 근무하다 보면 같은 고혈압 환자라도 혈압 패턴이 모두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어떤 환자는 약 한 가지로 안정적으로 유지되지만 어떤 환자는 여러 약을 사용해야 하고 때로는 주사 약물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또한 아침 시간대에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는 환자들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혈압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한 혈압 측정과 규칙적인 약물 복용입니다.
자신의 혈압 상태를 정확히 알고 관리하는 것이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