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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호르몬과 신진대사 (코티솔, 체중증가, 혈당상승)

by 1004ymnurser 2026. 3. 10.

요즘 부쩍 뱃살이 늘고 피곤한데 식습관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면, 그건 단순히 먹는 양의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저도 삼교대 근무를 시작하면서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분명 야식을 줄였는데도 체중계 숫자는 오히려 올라가더군요. 나중에 알고 보니 이건 스트레스 호르몬이 신진대사 시스템 전체를 바꿔버린 결과였습니다. 특히 교대 근무나 수면 부족처럼 만성적인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우리 몸의 대사 과정 자체가 '비상 모드'로 전환되면서 체중 증가, 혈당 상승 같은 문제가 연쇄적으로 나타납니다.

코티솔이 올라가면 몸에서 벌어지는 일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은 HPA 축(Hypothalamic-Pituitary-Adrenal axis)이라는 시스템을 가동시킵니다. 여기서 HPA 축이란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을 연결하는 호르몬 조절 경로를 말하는데, 쉽게 말해 뇌가 위험을 감지하면 부신에서 코티솔(Cortisol)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도록 신호를 보내는 시스템입니다.

코티솔은 원래 생존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호르몬입니다. 위급 상황에서 빠르게 에너지를 확보하고 염증을 억제하는 게 본래 목적이죠. 문제는 현대인의 스트레스는 단기간에 끝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교대 근무, 업무 압박, 수면 부족 같은 만성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코티솔 수치가 계속 높게 유지됩니다.

 

코티솔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면 신체에 여러 변화가 생깁니다. 우선 혈당 상승이 나타납니다. 간에서 포도당 신생합성(Gluconeogenesis) 과정이 활발해지는데, 이는 단백질을 분해해서 포도당을 만들어내는 과정입니다. 동시에 인슐린 저항성도 증가해서 혈당이 잘 내려가지 않게 됩니다. 실제로 병원에서도 수술이나 감염 같은 급성 스트레스 상황에서 환자의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는 걸 자주 목격합니다(출처: 대한당뇨병학회).

저도 삼교대를 하면서 공복 혈당이 조금씩 올라가는 걸 느꼈습니다. 예전에는 90mg/dL 정도였는데 어느 순간 100mg/dL을 넘더군요. 근육 분해도 문제입니다. 코티솔은 이화 작용(Catabolism)을 촉진하는 호르몬이기도 합니다. 이화 작용이란 복잡한 물질을 단순한 물질로 분해하는 대사 과정을 뜻하는데, 코티솔이 높으면 근육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고 이게 다시 간에서 포도당 생성에 사용됩니다.

 

근육이 줄어들면 기초대사량이 떨어집니다. 기초대사량이 감소하면 같은 양을 먹어도 체중이 늘기 쉬운 구조가 되는 거죠. 게다가 코티솔은 복부 지방, 특히 내장지방 축적과 강한 연관이 있습니다. 실제로 만성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에게서 뱃살이 두드러지게 증가하는 현상은 여러 연구에서 확인되었습니다(출처: 한국영양학회).

제 경험상 이건 정말 체감이 됩니다. 교대 근무 시작하고 1년쯤 지나니 허리둘레가 5cm 가까이 늘었습니다. 운동량이 줄어든 것도 있지만, 같은 식단인데도 뱃살이 먼저 찌는 느낌이 확실했습니다.

스트레스가 식욕과 혈당을 동시에 망가뜨리는 이유

코티솔이 높아지면 식욕 조절도 무너집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단 음식이나 탄수화물이 당기는 건 우연이 아닙니다. 코티솔 증가는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고, 인슐린 수치가 올라가면 탄수화물에 대한 갈망(Carbohydrate craving)이 강해집니다. 여기에 도파민 보상 시스템까지 작동하면서 초콜릿, 빵, 과자 같은 음식을 찾게 되는 겁니다.

 

저도 야간 근무 후에는 유독 단 음식이 당겼습니다. 이성적으로는 먹으면 안 된다는 걸 아는데도 편의점 앞을 지나칠 수가 없더군요. 이게 단순히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호르몬이 만들어낸 생리적 반응이었던 겁니다.

스트레스는 혈당을 직접 올리기도 합니다. 코티솔은 혈당을 높이는 대표적인 호르몬 중 하나입니다. 간에서 포도당을 계속 만들어내고, 동시에 인슐린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방해합니다. 결과적으로 공복 혈당도 오르고 식후 혈당 스파이크도 커집니다. 장기적으로는 당뇨병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스트레스가 신경전달물질까지 고갈시키는 것도 문제입니다. 만성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도파민, 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소진됩니다. 세로토닌이 부족해지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수면의 질이 나빠지며, 경우에 따라서는 조루증 같은 성기능 문제나 단 음식에 대한 욕구 증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체크해보니 제게도 스트레스 호르몬 상승 증상이 여러 개 해당됐습니다. 다음과 같은 항목들이었습니다.

  • 아침에 일어났을 때 얼굴이 자주 붓는다
  • 자다가 중간에 깨는 일이 잦아졌다
  • 목과 어깨 근육이 항상 긴장되어 있다
  •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늘었다
  • 뱃살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 단 음식이 유독 당긴다
  • 항상 피곤하고 지친 느낌이다

9가지 증상 중 7가지가 해당되니, 이건 분명히 코티솔 문제가 맞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코티솔은 면역력에도 영향을 줍니다. 백혈구와 NK세포(Natural Killer cell) 같은 면역 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려서 감염에 취약해지고, 상처 회복도 느려집니다. 저도 교대 근무 시작하고 감기에 더 자주 걸리는 것 같았습니다.

 

코티솔과 반대로 작용하는 호르몬이 성장 호르몬입니다. 성장 호르몬(Growth hormone)은 동화 작용(Anabolism)을 촉진해서 근육을 만들고 뼈를 강화하며 복부지방을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동화 작용이란 단순한 물질을 복잡한 물질로 합성하는 대사 과정을 뜻합니다. 그런데 코티솔 수치가 높으면 성장 호르몬 분비가 억제됩니다. 결과적으로 근육은 줄고 지방은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겁니다.

 

개인적으로 간헐적 단식을 시도해봤는데, 성장 호르몬 증가 효과 때문인지 체감상 근육 손실이 덜한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교대 근무 중에는 식사 타이밍을 맞추기가 어려워서 꾸준히 실천하기 힘들더군요.

스트레스 관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코티솔 수치를 낮추려면 수면의 질을 개선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식사 패턴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저는 아직 삼교대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지만, 최소한 운동만큼은 주 3회 이상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몇 주 지나니 체중 증가 속도가 조금 둔화되는 게 느껴졌습니다.

스트레스를 긍정적인 자극으로 전환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같은 스트레스라도 '이건 나를 성장시키는 기회'라고 해석하면 실제로 코티솔 반응이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최소한 스트레스를 무조건 나쁜 것으로만 보지 않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결국 스트레스 호르몬 관리는 장기전입니다.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지만, 조금씩이라도 생활 패턴을 조정하다 보면 분명히 몸이 반응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Cxd4zXLw6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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