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직히 저는 전립선 약을 몇 년씩 드시는 분들이 왜 증상 개선이 안 되는지 궁금했습니다. 병원에서 일하면서 7년째 같은 약을 드시는데도 여전히 밤에 3~4번씩 깨신다는 환자분을 뵀을 때, 뭔가 치료 방향이 잘못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그분은 전립선 크기가 80g이 넘었는데, 정상 전립선이 약 20g인 걸 고려하면 약물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했습니다. 전립선 약은 축적되는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효과가 없다면 치료법을 바꿔야 합니다.
전립선 크기 확인 없이 약 먹으면 안 되는 이유
제가 본 환자분들 중 상당수가 자신의 전립선 크기를 모른 채 약을 복용하고 계셨습니다. 전립선 크기가 40g 이상이면 약물 치료만으로는 충분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의학적 기준인데, 이걸 모르고 계속 같은 약만 드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전립선비대증(BPH, Benign Prostatic Hyperplasia)은 남성 호르몬 변화와 노화로 인해 전립선이 커지면서 요도를 압박하는 질환입니다. 여기서 BPH란 악성이 아닌 양성 전립선 증식을 의미하며, 암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직장 초음파로 전립선 크기를 측정하고, PSA(전립선 특이 항원) 검사를 통해 전립선암을 감별해야 합니다. PSA란 전립선에서 분비되는 단백질로, 수치가 높으면 암 가능성을 의심할 수 있는 지표입니다(출처: 대한비뇨의학회).
또한 요속 검사와 잔뇨 검사를 통해 실제 배뇨 상태를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배뇨 장애의 30~40%는 전립선이 아닌 방광 문제나 다른 원인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 경험상 전립선 크기가 그다지 크지 않은데도 심한 배뇨 장애를 호소하시는 분들이 계셨는데, 검사 결과 방광 기능 저하가 원인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 전립선 약을 아무리 먹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습니다.
약물 반응 평가를 안 하면 시간만 낭비합니다
전립선 치료에 쓰이는 약물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알파차단제(Alpha blocker)로, 좁아진 요도 주변 평활근을 이완시켜 소변 배출을 원활하게 만듭니다. 이 약은 효과가 빠른 편이라 복용 후 2~3일 이내 증상 개선이 나타나고, 최대 효과는 약 2주 안에 나타납니다. 탐스로신, 알푸조신 같은 약이 여기 해당하는데, 만약 2주가 지나도 소변 줄기가 여전히 약하거나 잔뇨감이 그대로라면 약을 바꿔야 합니다.
두 번째는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5-alpha reductase inhibitor)로, 피나스테라이드나 두타스테라이드가 대표적입니다. 여기서 5알파 환원효소란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전환하는 효소를 말하며, 이 약은 이 효소를 억제해서 전립선 크기를 실질적으로 줄여줍니다. 탈모 치료제로도 유명한 이 약은 장기 복용 시 4년간 전립선 크기를 20~30% 감소시킬 수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출처: 대한남성과학회).
하지만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최소 3 ~6개월이 걸리며, PSA 수치 변화나 성욕 감소, 발기 부전 같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많은 분들이 약물 반응 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IPSS(국제 전립선 증상 점수) 설문지를 통해 증상 변화를 객관적으로 측정해야 하는데, 그냥 "좀 나아진 것 같다"는 주관적 느낌만으로 계속 같은 약을 드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알파차단제는 2주 이내,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는 3개월 이내에 증상 개선이 나타나야 정상입니다. 몇 달이 지나도 효과가 없다면 치료법을 재고해야 합니다.
제가 병원에서 본 환자분들 중에는 약을 드시다가 증상이 좋아졌다고 생각해서 임의로 중단하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러면 소변이 몸 밖으로 잘 배출되지 못해 요로감염이 생기고, 열이 나서 항생제와 해열제 치료를 받으셨습니다. 전립선 약은 증상을 조절하는 약이지 완치시키는 약이 아니기 때문에, 임의로 끊으면 안 됩니다. 하지만 효과가 없는데도 계속 먹는 것 역시 의미가 없습니다.
전립선비대증 진단 방법
병원에서는 다음 검사를 시행합니다.
① 직장수지검사(DRE)
의사가 직장으로 전립선을 촉진
② PSA 검사
전립선 특이항원 검사 ※ 전립선암 감별을 위해 중요
③ 전립선 초음파
전립선 크기 측정
④ 요속검사
소변 흐름 속도 검사
⑤ 잔뇨량 검사
배뇨 후 남은 소변 확인
수술 고려 시점을 놓치면 합병증만 생깁니다


전립선 크기가 40g 이상이거나 PSA 수치가 정상 범위를 벗어났을 경우, 알파차단제와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를 병용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6개월 이상 약물 치료를 했는데도 증상 개선이 미미하거나, 요폐(소변을 전혀 못 보는 상태)가 반복되거나, 방광결석이나 신장 기능 저하가 나타나면 수술을 고려해야 합니다.
수술 방법으로는 TURP(경요도 전립선 절제술)가 가장 오래된 표준 수술입니다. 여기서 TURP란 요도를 통해 내시경을 삽입하여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제거하는 시술을 말합니다. 효과가 확실하고 재발률이 낮지만, 출혈이나 회복 기간이 다소 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HoLEP(홀뮴 레이저 전립선 적출술)이나 PVP(그린라이트 레이저) 같은 레이저 수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레이저 수술은 출혈이 적고 회복이 빠르며, 고령 환자분들도 비교적 안전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병원에서 전립선 수술을 받으신 분들을 여러 번 봤는데, 대부분 수술 후 증상이 크게 개선되셨습니다. 한 분은 밤에 다섯 번씩 깨시던 분이었는데, 수술 후에는 한 번도 안 깨신다고 하셨습니다. 물론 수술이 무섭고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지만, 약으로 안 되는데 계속 버티다가 신장 기능까지 나빠지면 더 큰 문제가 생깁니다.
전립선 약물 치료의 핵심은 정확한 진단과 반응 평가입니다. 내 전립선 크기가 얼마인지, 약을 먹고 실제로 증상이 나아졌는지, 객관적 지표를 통해 확인해야 합니다. 효과가 없다면 무작정 오래 먹는 게 아니라 치료법을 바꿔야 합니다. 저는 환자분들께 비뇨기과 과장님과 충분히 상의하신 후 치료 방향을 정하시라고 권해드립니다.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해 정확히 진단하고, 약물 반응을 평가하고, 필요하면 수술도 고려하는 게 맞습니다. 약은 효과가 있을 때만 먹는 거지, 효과 없는 걸 습관처럼 계속 먹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생활습관 관리
증상을 줄이기 위해 생활습관도 중요합니다.
권장 습관
✔ 저녁 수분 섭취 줄이기
✔ 카페인 줄이기
✔ 알코올 줄이기
✔ 규칙적 운동
✔ 체중 관리
피해야 할 것
감기약 (항히스타민), 일부 비충혈 제거제, 이 약들은 요폐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